[호주 워홀 후기] 20대 후반에 호주 워홀 했던 언니(누나)가 해주는 진짜 워홀 후기와 팁! 워홀 나이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께
[호주 워홀 뒷이야기]
20대 후반에 워홀하고 온 언니, 누나가 해주는 진짜 워홀 이야기와 꿀팁!
워홀을 나이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당신에게!
작년, 호주 워킹홀리데이 중에 워홀 일기를 다른 블로그에 꾸준히 올렸었다. 그때 가장 많은 질문 best 3만 꼽아보자면,
(필자는 세컨드 비자 일수를 땄고, 시티에서 바리스타 잡을 하고 있었던 당시 상황)
1. 세컨드 비자 일수는 어떤 공장에서 딴 거예요? 공장 정보 좀 알려주세요ㅠㅠ
2. 호주에서 바리스타 하려면 영어는 어느정도 해야 하나요? 따로 공부를 하고 가셨나요?
3. 20대 중반부터 후반인 지금까지 마음 속으로 워홀을 갈지 말지 고민 중입니다. 20대 후반에 호주 워홀 가도 괜찮까요?
그래서 오늘은 세번째 질문을 위주로 20대 후반에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글을 써보려고 한다.
(글을 읽다보면 1번, 2번 질문에 대한 답도 모두 나와있습니다.)
*주관적인 생각, 개인적인 경험을 통한 글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우선 가장 먼저 간단히 필자의 당시 상황과 경험을 이야기해보겠다.
Q. 워홀은 어쩌다 가게 됐어요?
일단 필자의 경우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만을 위해 한국에서 준비를 하고 떠난 것이 아니다. 나는 28살 때 회사를 퇴사하고, 세계여행을 떠났다. 세계여행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워킹홀리데이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호주 워홀 비자는 인터넷으로 신청이 가능했고, 호주 이민성이 지정해준 병원(국내, 국외 상관없음)에서 신체검사만 받으면 비자를 받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일단 고민을 하다가 여행을 떠났고, 결국 태국에서 여행 중일 때 비자 신청과 신체검사까지 받게 된다. 사실 그때까지도 워홀은 여행자금을 위한 보험일 뿐, "꼭 워홀 가야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외국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기도 했지만 막상 두려웠다.
여행한 지 8개월이 넘은 시기, 내 통장 계좌는 이미 마이너스를 찍은 상태였다. 당장 한국에 들어가는 것이 워홀 가는 것보다 몇 배로 싫었다. 그래서 나의 첫 번째 세계여행 마지막 국가인 네팔에서 바로 호주로 향하게 된다.
Q. 호주에서 어떤 지역에서 무슨 일을 했어요?
처음에 호주에 입국하자마자 세컨드 비자 일수를 채우기 위해 퀸즐랜드주에 있는 한 야채 공장에 들어갔다. (이 공장은 정말 운좋게 세계여행 도중 워홀 하던 친구들을 만나 그 친구들의 소개로 들어가게 됐고, 이 공장의 채용 자체가 지인의 소개로 이루어지다 보니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야채 공장에서 평균 주 6일, 하루 9~10시간 정도 빡세게 일을 했다. 하는 일은 대부분 야채를 등급별로 골라내고, 소독물에 씻고, 포장하는 일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세컨드 일수 100일을 채우고 바로 지역 이동을 했다.
두 번째 도시는 호주 서쪽의 가장 큰 도시인 퍼스로 옮겼다. 퍼스에 들어갈 때부터 다짐한 것이 '바리스타'를 하자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바리스타 경력 3년 이상이 있었고, 카페나 커피에 대한 일을 하고 싶어 호주에서도 일을 배우고 싶었다.) 퍼스 가자마자 카페에만 이력서를 돌렸고, 1달 반 만에 백수 생활을 청산하게 된다.
Q. 영어는 어느 정도 했었어요?
영어 공인시험은 회화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시험 성적은 밝히지 않겠다. (실제로 시험 본 지가 너무 오래됐다.) 회화는 세계여행을 하며 그리 불편함이 없는 정도였다. 그러니까 딱 여행영어. 외국인 친구랑 만나서 깊은 속 이야기를 유창하게 할 수준은 아니었다. 내가 필요한 말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정도였고, 처음에 호주 가서 가장 충격 먹었던 것은 하나도 들리지가 않았다. 호주 특유의 억양과 발음에 멘붕이 왔었다. 그래서 틈나는 시간마다 유튜브 영상 보고, 미드 보면서 영어공부는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시티 잡을 구할 때 일부러 홀에서 일하는 포지션을 구했다. 영어를 더 쓰려고. 그때 초반에 영어로 주문받으면서 엄청 실수도 많이 하고 욕도 많이 먹었다. 그런데 그 시기에 영어가 가장 많이 늘었다. 그날 이야기하지 못했거나, 듣지 못한 단어 문장은 집에 가서 꼭 공부를 했다.
워홀을 오기 전이라면 영어공부는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해오는 것을 강력하게 말하고 싶다. 영어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직업도, 생활도 그 질이 달라지니까.
본격적으로 워홀을 고민하는 분들께 내가 질문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글을 읽으며 한번 깊이 고민해보시길 바란다.
1. 워홀을 가고자 하는 '목적'이 뭐예요?
어느 책, 어느 유튜브에서든 이 문장은 지겹게 들으셨을 거다. 그만큼 워홀에는 '목적'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목적이 불분명하면 그 생활을 버티기가 힘들다. 한국에서도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일은 충분히 힘들고 지친다. 하지만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그것도 그 나라 사람이 아닌 이방인으로서 '경제생활'을 하며 '생활'을 하는 것은 '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힘든 일이 외국에서 돈을 벌며 사는 것이다. 자신의 뚜렷한 목적, 목표가 없다면 그곳에서의 1년은 최악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 아니, 1년을 채 못 견디고 한국으로 돌아와 그 나라만 원망하고 있을 것이다.
2. 목적에 따라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봤나요?
필자가 워홀을 갔던 목적은 첫 번째는 돈, 두 번째는 영어였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돈'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다. 돈을 많이 (한국에서 버는 것보다 확연하게 많이) 버는 것이 목표일 수도 있지만, 필자는 앞으로 여행 때 쓸 경비(목표를 높게 잡지 않았다.)를 모으는 것이 목표였다. 그리고 그다음은 영어. 그래서 기존에 알고 지내던 한국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도시로 가서는 인위적으로 한국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집도, 잡(job)도 모두 외국인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곳으로 갔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맺어지는 한국 친구들과는 잘 지냈다. 배척하지 않았지만 되도록이면 외국인 친구들과 지냈다는 이야기이다.)
내가 당시 알고 지내던 한 친구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목적이 '돈'이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시급이 좋은 어떤 공장만 골라서 취직을 했었다. 대신 그 공장의 경우 다른 친구들과의 소통이 없어서 '영어'는 거의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듯 돈을 잘 벌면서 영어도 쓸 수 있고, 생활도 편하고.. 이렇게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직장은 없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참고로 내가 시티잡을 할 당시, 그 공장에 다니던 친구들보다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시급에 차이가 있었기에 비슷하거나 내가 조금 덜 벌었었다.
3. 20대 후반 혹은 30세(만 30세가 되지 않은 경우)에 호주 워홀을 가고자 하는 목적에 '영주권'이 포함되어 있나요?
20대 후반에 워홀 생활을 하며 자주 들었던 질문 하나는 '영주권을 따러 온 것이냐'는 것이었다. 그만큼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오게 되면 앞으로의 인생의 무게가 무거워지게 되니 고민이 될 것이다. 만약 우연한 기회에 이전에 호주에서 경제생활을 하며 살아봤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아무런 경험 없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 애초부터 '워홀로 갔다가 '영주권'도 따야지!'라는 계획을 갖고 오면 오히려 이 곳 생활에 더욱 지칠 수 있다. 내 주변만 해도 워홀로 호주에 왔다가 영주권을 준비해서 대학교 과정도 마치고, 시험 성적도 다 준비하고, 나중에 포기한 사람들도 있다. 그만큼 영주권을 따고,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는 일은 몇 년을 살아보고도 고민되는 문제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너무 무겁고 큰 목표를 가지고 오기보다는 일단 '워홀'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오는 것을 추천드린다.
4. 최근 호주의 세금법(외국인 노동자들 상대)과 경제 상황을 체크해 보셨나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오는 이상 '돈'이 첫 번째 목적이 아니더라도, 무조건 경제생활은 해야 한다.
지금 호주의 환율은 호주 달러 1(달러)= 한국 (원) 805.11원 / (2019.11.3 기준)이다.
몇 년 전 호주 워홀러들의 꿈의 목표였던 일주일에 1,000 달러를 번다고 가정을 해도 약 80만 원을 버는 것이다. 1달러에 1,000원 하던 시절 이야기와는 이제 많이 달라졌다. 게다가 점점 세금법과 연금법도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현실적으로 한국과 비교를 잘해보고, 호주에 가는 이유가 '돈' 그 이상의 것이 있다면 워홀을 가도 후회하지 않겠지만 막연하게 '호주 가서 일하면 돈 잘 번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간다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물론 시급이 높은 공장을 잘 찾는다면 한국에서 일하는 것보다 잘 벌 수 있지만, 보편적인 상황은 이러하다.)
이렇게 크게 질문하고 싶은 것은 위의 네 가지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물어볼 수 있다.
그래서 워홀을 갔다 온 사람으로서
추천한다는 거야? 안 한다는 거야?
나의 워홀 이야기를 자세히 들은 지인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 같으면 안가.. 그냥 한국에서 일할래.." 혹은 "나는 너 사진 올라오는 것만 보고 동생한테 워홀 가라고 추천했는데 다시 생각해봐야겠다.."라고.
그런데 나는 내 동생이 있다면, 추천할 것 같다. 물론 그 동생의 성향을 고려해서 말해주겠지만 이미 나의 포스팅을 찾아서 읽고 있는 여러분은 '호주 워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또 가고 싶기도 하다는 뜻일 테니.
28살에 갔던 나의 1년 간 워홀은 정말 다사다난했다. 좋은 인연을 만나고, 돈도 나쁘지 않게 벌었다. 하지만 악덕 카페 사장을 만나 임금을 뜯길 뻔해 싸우기도 했었고, 카페 사장과 손님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적도 있었고, 지내던 집의 집주인이 술만 취하면 시비를 붙여서 참고 참다가 싸우고 새벽 내내 집에 들어가지 못한 적도 있었다. 뭐 카페 잡을 잡던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를 찍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첫 출근 1시간 만에 잘리기도 했었다.)
그런데도 나는 퍼스트 비자를 끝내고 잠시 한국에 들어와 바로 세컨드 비자를 쓰러 호주로 가려고 했었다. (현재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 한국에서 지내는 중이다.) 그 이유로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그 삶이 나는 좋았다. 나는 워낙 그런 성향이다. 고생하고 막 힘들어하는데 나중에 그 성취감을 즐기는 스타일. 그런 사람들에게는 특히나 더욱 워킹홀리데이를 추천한다. 호주에서 지내면서 한국에서는 겪지 않은 일들을 겪으면 막상 "여기 내가 왜 왔지?"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때 느꼈던 그 감정들, 그때 내가 견뎌냈던 그 근성으로 조금은 더욱 단단해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결국 선택과 그곳에서 살고, 살고난 후에 한국으로 돌아와서의 몫도 자신의 것이다. 너무 긴 고민을 하다가 결국 나이때문에 못 가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한 번 '도전', '경험'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중간에 한국으로 돌아올 만큼 잘 안 맞을 수도, 혹은 그곳이 너무 좋아져서 1년 더 있고 싶을 수도 있다. 해보지 않고는 아무도 모른다.
많이 궁금하고, 계속 떠오르고, 고민이 된다면,
그리고 위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확실히 답 할 수 있다면,
일단 가보는 게 어떨까?
지금까지 20대 후반에 호주로 워킹홀리데이 다녀왔던 한 사람이 쓴 솔직한 이야기였습니다.
제 글이 조금이나마 워홀을 고민하시거나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어떤 결심이던 열렬히 응원하겠습니다 : )
이외에 질문이 있으시다면 구체적으로 댓글로 남겨주세요.
(단, 직장을 알아봐 달라고 하시거나, 검색해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서는 답변 남겨드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