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팅에 이어서 오늘은 호주 워홀 바리스타 잡 구하는 방법 중 마지막 단계인 '트라이얼 (trial)'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워홀 바리스타 잡 구하는 방법 - 인터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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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퍼스 워홀 후기/ 워홀 바리스타 잡 구하기] 호주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 할 꿀 팁! 인터뷰 잘 보는 방법
[호주 퍼스 워홀 후기/ 워홀 바리스타 잡 구하기] 호주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 할 꿀 팁! 인터뷰 잘 보는 방법 이전 포스팅에 이어 오늘은 호주 워킹 홀리데이 바리스타 잡 구하는 방법과 그 꿀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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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뿐만 아니라 호주에서는 공식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트라이얼의 시간을 갖는다. 사실 이 트라이얼의 시간은 개인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고용을 하는 사랍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합리적인 시간 같다. 예를 들어 인터뷰 때는 "우리 카페는 별로 안 바빠서 너 혼자 커피 만들고, 주문받고 다 할 수 있어~"라고 했는데 도저히 혼자서는 못할 정도의 업무량일 수도 있고, 거꾸로 지원자가 "저 일 엄청 빠르게 잘해요~ 커피도 4년 했습니다!"라고 했는데 막상 실전에 투입하니 손도 느릴뿐더러 4개월도 안 한 티가 팍팍 난다거나 그럴 수 있다.
★트라이얼 전에 알고 가야 할 사항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트라이얼 전에 확실히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트라이얼 시간인지 확인하고 가야 한다는 것!
내가 일했을 때 당시에는 무급 트라이얼 시간이 최대 3시간이라고 알고 있었다. (확실하지 않으니 이건 꼭 확인하자!)
그런데 어느 카페에서는 그날 바빠지자 10시간 동안 나를 트라이얼 한다는 명목 하에 돈 한 푼도 주지 않고 일을 시켰었다. 내가 이거 돈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묻자 "너 일 배우게 해 준 건데 내가 돈을 줘야 해?" 라며 오히려 당당하게 반박했다. 그때 내가 워낙 영어도, 커피도 모두 의기소침해있을 때라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했는데.. 절대!!! 이런 사람들 가만 내버려두면 안 된다!
트라이얼 도중에 약속한 시간이 되면 꼭 중간에 시간이 다 됐다고 말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트라이얼은 그 카페에서 가장 바쁜 시간에 부르는 경우가 많다. 바로 지원자와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시간이니까. 사장이나 매니저마다 각자의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바쁜 시간에는 하나, 하나 설명해 줄 수 없다. 정신 바짝 차리고 가야 한다.
대부분 트라이얼 처음부터 주문을 받으라고 시키는 경우는 없었다. 가게마다 메뉴도 다르고 워낙 호주 사람들은 주문을 개인에 맞춰하다 보니 더욱 그렇다. 지원을 바리스타에 한 만큼 커피 머신 앞에서 커피를 만들게 할 것이다. 내가 제일 처음에 가서 당황했던 것은 메뉴 이름과 다양한 우유 종류이다. 미리 호주에서만 마시는 커피 메뉴를 알고 가면 훨씬 덜 당황스러울 것이다.
1. 호주에만 있는 커피 메뉴 숙지
- 롱 블랙 (Long Black) - 우리가 알기로는 아메리카노 (실제로는 아메리카노보다 진하다.
- 플랫화이트 - 라떼와 비슷하지만 거품 양에 차이가 있다. 라떼가 우유 거품을 1cm라면 플랫화이트는 0.5cm 정도 거품 양을 넣어줘야 한다.
- 마끼아또 (Macchiato) -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마끼아또라고 하면 카라멜 마끼아또를 생각해서 카라멜 시럽이 첨가된 라떼 음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호주에서 마끼아또는 완전히 다르다. 호주의 마끼아또는 라떼보다 에스프레소가 더 강한 음료라고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일단 마끼아또 음료의 종류는 두 가지로 나뉜다.
Traditional : 에스프레소 샷 위에 동그랗게 티스푼으로 3~4스푼 올려주는 음료.
Topped up : 에스프레소 샷 위에 우유 거품을 가득 채워주는 음료.
싱글 샷일 때는 숏 마끼아또, 더블 샷일 때는 롱 마끼아또라고 불린다.
주문을 받을 때나 도켓을 보고 커피를 만들 때 대부분 short mac tr (숏 맥 트레디셔녈) 혹은 lomg mac top up (롱맥 톱 탑) 이런 줄임말로 적거나 적혀 있을 것이다. 그리고 long mac topped up인 경우 샷은 기본 사이즈에 3샷이 들어간다. 쉽게 말해 long mac topped up이면 라떼에 샷 추가를 한 메뉴라고 생각하면 쉽다.
- 피콜로 라떼 (Piccolo Latte) - 피콜로라는 뜻이 이탈리어로 '작은'의 뜻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작은 라떼를 말한다. 대부분의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메뉴가 나가는 작은 유리컵에 싱글샷을 넣고 라떼 거품을 만들어 나간다.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메뉴이다. 기본 라떼보다 조금 더 진하고, 따뜻한 상태로 깔끔하게 마실 수 있어서 좋다.
- 카푸치노 (Cappuccino) - 카푸치노는 우리나라와 메뉴 이름은 같지만 우유 거품 위에 뿌리는 파우더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시나몬 파우더를 올리거나 아예 올리지 않지만 호주는 기본 카푸치노에 초콜릿 파우더를 뿌려준다. 이 커피도 내가 좋아하는 호주 커피 중 하나이다. 핫 초콜렛은 너무 달아서 싫은데 커피에 초콜렛 향만 더해지니 부담스럽지 않고 딱 좋다.
- 베이비치노 (Babyccino) - 이름 그대로 베이비를 위한 음료이다. 카페의 역사가 우리보다 길고 그만큼 문화도 발달한 호주답게 아이들을 위한 메뉴인 베이비치노가 어느 카페에 가던지 꼭 있다. 만드는 방법은 핫 초코와 비슷하다. 카페마다 다르지만 내가 일했던 카페들에서는 직접 만든 초코시럽을 작은 머그컵에 조금 뿌리고 우유를 스팀 해서 저어서 마시멜로와 함께 나가면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아기들을 위한 음료인 만큼 기본 커피 스티밍 하듯 뜨겁게 하면 안 된다! 다칠 우려가 있으니 우리가 생각하기에 미지근한 온도로 맞춰야 한다.
2. 다양한 우유 종류
호주 커피는 정말 다양한 우유로 만든다. 대부분의 카페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우유를 나열해보겠다.
Full cream milk - 일반 우유 (주문할 때 특별한 우유를 말하지 않으면 가장 기본이 되는 우유.)
Skim milk - 저지방 우유 (주문할 때 대부분 Skinny milk라고 한다.)
Lactose free milk - 무유당 우유 (우리나라에 있는 '소화가 잘 되는 우유'와 비슷하다.)
Soy milk - 두유 (카페에 따라 두유도 두 가지 종류를 쓸 수도 있다. 그건 미리 질문하고 익혀두자.)
Almond milk - 아몬드 우유 (호주에서는 아몬드 우유로 커피를 많이 만들어 마신다.)
Coconut milk - 코코넛 우유
3. 한국 카페와 달랐던 점들
음료를 만들고 나면 우리나라처럼 진동벨로 알려주지 않고 (프랜차이즈 매장은 진동벨을 사용한다.) 메뉴 이름을 부르거나 컵에 쓰인 손님 이름을 부르면 손님이 직접 찾아간다. 종이컵에 쓰인 커피이름은 거의 알파벳만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 F는 플랫화이트, C는 카푸치노, L은 라떼 이런 식으로 약자로 적어주니 그 점도 미리 인지하고 가면 덜 당황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일했던 카페들은 대부분 레시피가 한국처럼 딱딱 정해져 있지 않았다. 특히 주스나 스무디, 에이드를 만들 때 대부분 감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초반에 레시피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장도 있었다. 그러니 일단은 커피가 아닌 메뉴를 만들기 전에는 미리 만드는 방법을 물어보는 게 좋다. 카페마다 조금씩 다르니 다른 스텝이나 매니저에게 먼저 보여달라고 하는 게 좋다.
4. 영어
카페일을 한국에서도 조금이라도 했던 사람들은 호주 카페에서도 금방 익숙해질 것이다. 카페 일이라는 게 사실 다 비슷하다. 다른 것 하나는 언어다. 일하는 사람들, 손님들 모두 영어를 사용하고 그 영어도 사람마다 다른 말투라 처음에는 조금 어려울 수 있으나 카페에서 쓰는 문장도 정해져 있다. 그러니 첫날 너무 어렵다고 못 들었다고 실망하지 말자. 일주일만 견디면 분명 잘 들리지 않아도 다 알아서 일을 하고 있을 테니 큰 걱정하지 말자. 대신 일하면서 몰랐던 단어나 필요할 것 같은 문장은 매일매일 공부하는 것은 게을리하지 말자! 그러면서 우리 영어 실력은 늘어간다. 몇 개월 뒤면 카페에서 만큼은 소통에 문제없이 자유롭게 일하고 있는 당신을 보게 될 것이다!!!
5. 트라이얼 후 꼭 확인해야 할 것들
대부분 트라이얼은 1~2시간 정도 할 텐데 트라이얼이 끝나고 사장이 마음에 들면 대부분 바로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때 시급과 고용형태, 임금, 연금 등등 이렇게 법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는 확실히 하고 가야 한다. 나는 처음에 이런 부분을 대충하고 넘어가고 그 사장들을 믿었다가 나중에 임금을 떼어먹으려고 해서 엄청 고생했다. 그러니 처음에 시작할 때 확실히 하고 뭔가 돈 문제나 법적으로 깔끔하지 않다면 그 카페는 고려해보는 게 좋다. 카페 사업이 대부분 개인이 하다 보니 그 사장들 스스로도 잘 모르는 부분도 있고, 특히 워홀러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이 사람 봐가면서 사기 친다는 것! 그러니 처음에 모든지 궁금하고 이상한 것들은 물어보고 확실하고 넘어가야 한다!!!
만약 취직이 돼서 계약서를 쓰게 되면 모든 서류는 사진으로 찍어서 보관해두자! 내가 실제로 겪어서 하는 말이니 꼭꼭 돈 문제 관련해서 증거를 남겨놔야 한다. 그리고 시프트 표나 일했던 증거들은 메일이든 사진이든 늘 보관해두자. 슬프지만 워홀러들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언제고 당하기 십상이다.
나의 카페 경험들을 바탕으로 레쥬메를 쓰고, 지원하고, 인터뷰, 그리고 트라이얼까지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써봤다. 아마 빠진 이야기들도 많겠지만 이 글은 내가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발품 팔아가며 부딪히며 겪은 일이라 분명 어느 한 줄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억울하고 힘든 일이 많겠지만 꼭 꼭 버텨내서 좋은 경험하고 좋은 기억 만드는 워홀이 되었으면 합니다.
혹시라도 워홀과 관련해서 카페 일이라던지 다른 부분도 문의하고 싶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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